공공건축
파주출판단지 '지혜의 숲'
철제 문을 열고 들어서자 8m 높이의 대형서가가 방문객을 압도한다. 벽면을 가득 채운 방대한 분량의 책을 보니 저절로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말 그대로 ‘책의 숲’이다. 빽빽하게 꽂힌 책들에선 진한 서향(書香)이 퍼져 나오고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 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서가 앞이나 창문 옆에서 독서삼매경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이다. 마치 자신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 처럼 편안해 보인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40여 분 거리인 파주는 책과 사람, 자연이 어울려 숨쉬는 북시티이다. 40만 평이 넘는 출판단지의 중심에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 3개동, 연면적 7만㎡ 규모로 붉은 철제 외관이 인상적이다.
그중에서 ‘지혜의숲’(1244㎡)은 북시티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나무가 책이 되고, 책이 지혜가 되는 ‘만인의 서재’를 지향한다. 6~8m의 천장높이까지 가득 채운 서가 길이는 약 3.1km.
지난 2014년 6월19일 문을 연 ‘지혜의숲’은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지혜의숲 1’(오전 10시 ~ 오후 5시 운영)은 학자, 지식인, 연구소에서 기증한 도서를 소장한 공간이다. 기증자가 평생 읽고 연찬한 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유서재다.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룬 지식인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구해온 서적, 연구의 초석이 됐던 전문서까지 거장들의 지적 편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뜻깊은 곳이다. 석경징(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유진태(재일역사학자), 유초하(충북대 철학과 명예교수), 한경구(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이병혁(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 한승옥(숭실대 국문과 명예교수) 등 30 여명이 그 주인공들이다.
‘지혜의숲 3’은 2관에서 서점 옆 구름다리로 건너가면 만나게 되는 공간이다. 2관과 마찬가지로 출판사들의 기증도서로 꾸며져 있으며 북스테이를 표방한 게스트하우스 ‘지지향’(紙之香)의 로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다른 2개의 공간과 달리 연중 무휴로 24시간 개방된다. 소파에서 편하게 책을 읽거나 인터넷에 접속하는 등 시민들의 문화사랑방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혜의숲’은 국가나 지자체의 소속이 아닌 민간조직인 출판도시문화재단(이사장 김언호)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출판단지조합이 출자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을 허가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운영 방식 또한 기존 공공도서관과는 조금 다르다. 우선, 도서관 업무의 기본인 도서대출이 불가능하다. 대신 ‘지혜의숲’에선 누구나 책을 열람할 수 있고 서점에서 구입하거나 집에서 가져온 책을 읽을 수 있다. 방문객이 직접 책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것도 특징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책의 출판사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 도서관내에 있는 직원들이 친절하게 안내한다.
현재 지혜의숲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는 약 20만 여 권. 이 가운데 15만 권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고 나머지 희소성이 높거나 훼손 우려가 있는 도서 5만 권은 정보도서관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지혜의숲의 또다른 특징은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이다.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공간이자 전시와 인문학 강연, 축제, 콘서트 등을 즐길 수 있다. ‘어린이 책잔치’와 ‘파주 북소리 축제’, ‘출판도시 인문학당’, ‘해설사와 함께 하는 책마을 따라걷기’ 등이 대표적인 콘텐츠다. 지난해 ‘열독 열정’이라는 주제로 열린 파주북소리 축제에서는 북콘서트, 심야책방, 독서치료, 작가와의 만남, 라디오 소설극장 등 200여 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져 30만 여명이 다녀갔다.
출처 : https://blog.naver.com/suk4408/221419799578,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529852400634523271
https://blog.naver.com/olimpia2/221276664719, https://blog.naver.com/gyeonggi_gov/221492209501, https://blog.naver.com/olimpia2/221276664719